특허 사무소 업무 시리즈 마지막 편, ‘아웃고잉’입니다. 파리조약과 PCT 출원의 차이, 해외 대리인을 선정하는 업계의 숨겨진 규칙, 그리고 비용을 아끼는 번역 꿀팁까지 공개합니다.

서론: 글로벌 시장을 향한 도전

지난 1, 2편을 통해 국내건과 인커밍건을 알아봤습니다. 이제 마지막 퍼즐 조각인 ‘아웃고잉(해외출원)’을 맞출 차례입니다.

아웃고잉은 인커밍과 정반대로, 한국에 출원된 특허를 해외(미국, 중국, 유럽 등)에 출원하는 업무입니다. 주로 국내건을 의뢰했던 고객들이 글로벌 시장 진출을 꿈꾸며 의뢰하게 되죠.

1. 해외 진출의 두 갈래 길: 파리조약 vs PCT

아웃고잉 역시 ‘우선권 기한’ 안에 해외로 나가야 합니다. 그런데 가는 방법이 두 가지가 있습니다.

  • 파리조약 루트: 한국 출원 후 1년 이내에 미국, 일본 등 원하는 나라에 직접 출원합니다. 빠르지만 준비 시간이 촉박합니다.
  • PCT 조약 루트: ‘국제 출원’을 먼저 해두면, 각 나라에 진입하는 시기를 약 30개월(일부 국가 제외)까지 늦출 수 있습니다. 비용은 더 들지만, 시장 반응을 살피며 전략적으로 해외 진출 여부를 결정할 시간을 벌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 다만, 국내에 출원한 출원인이 우선권을 주장하면서 PCT 조약 루트를 밟기 위해서는 우선일로부터 1년 이내에 PCT 국제출원을 해야 합니다. 물론, 아예 국내 출원을 안하고 PCT 출원을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2. 해외 대리인, 누구에게 맡길까? (업계의 비밀)

고객이 “미국에 출원해 주세요”라고 하면, 한국 특허 법인은 미국의 어느 변리사에게 일을 맡길까요? 여기서 재미있는 비즈니스 룰이 등장합니다.

“우리가 빚을 진 곳에 먼저 준다!”

인터넷 검색보다는, 평소에 우리에게 인커밍 사건(일감)을 많이 보내준 해외 현지 대리인에게 답례 차원에서 사건을 의뢰합니다. 이를 호혜주의(Reciprocity)라고 하는데, 서로 돕고 사는 ‘Give and Take’가 확실한 업계입니다.

하지만, 사이좋게 주고 받을 수 있으면 좋겠지만, 대부분의 한국의 대리인들은 충분한 아웃고잉 사건(해외출원)을 가지고 있지 못합니다. 따라서, 해외에서 받는 것보다 주는 것이 상당히 미약합니다. 그래서, 종종 인커밍 사건을 의뢰하는 해외 대리인으로부터 항의를 듣기도 합니다.

“우리는 일을 주는 데 왜 너희는 우리에게 일을 안주냐!”

라고 말이죠.

3. 아웃고잉 실무와 비용 절감 꿀팁

아웃고잉 업무의 시작은 해외 대리인에게 보내는 ‘지시 서신(Instruction Letter)’ 작성입니다. 출원인 정보, 발명가 정보, 우선권 번호 등을 꼼꼼히 적어 보냅니다. (PCT 사건인 경우 관련 정보가 이미 공개되어 있지만, 정확한 업무를 위해 서신에 다시 한번 상세히 적어주는 것이 에티켓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번역 비용’입니다.

한글 명세서를 미국 대리인에게 보내 “영어로 번역해서 출원해 줘”라고 하면 비용이 매우 비쌉니다.

일단 다른 나라의 특허 출원 시 드는 비용은 한국의 특허 사무소에 특허 출원을 의뢰할 때 드는 비용에 비해 훠~~~얼씬 비싼 것이 일반적입니다. 그러니, 번역까지 현지에서 한다면 비용은 훨씬 더 비싸지겠죠?

그래서 보통은 한국에서 미리 영어로 번역(영작)한 뒤, 그 영문 명세서를 보냅니다. 그리고 현지 대리인에게는 “현지 양식에 맞는지 검토(Review)만 해줘”라고 요청하여 고객의 비용 부담을 줄여줍니다.

결론: 유기적으로 연결된 특허 생태계

현지 대리인으로부터 출원 완료 보고를 받으면, 고객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고 정식 보고서와 청구서를 보내며 아웃고잉 업무가 마무리됩니다.

지금까지 3편에 걸쳐 특허 사무소의 업무를 살펴봤습니다.

  • 발명가와 머리를 맞대고 (창작을 하는) 국내건
  • 해외 고객을 돕는 인커밍
  • 다시 해외로 나가는 아웃고잉

이 세 가지 업무는 따로 떨어져 있는 것 같지만, 국내 고객이 커서 해외로 나가고, 해외 파트너와 교류하며 사건을 주고받는 유기적인 생태계를 이루고 있습니다. 특허 사무소의 측면에서 보면, 보통 국내 건으로 시작을 해서, 아웃고잉 건으로 해외 거래처(해외 대리인)을 만들고, 그 해외 대리인을 통해서 인커밍 건을 수주하면서 특허 사무소의 덩치나 수익성이 커지는 과정을 거칩니다.

이 시리즈가 특허 업계나 지식재산권에 관심 있는 분들에게 작은 도움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궁금한 점은 언제든 댓글로 남겨주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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