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기업이 한국에 특허를 낼 때 어떤 절차를 거칠까요? 특허 업계의 두 번째 축인 ‘인커밍건’ 업무와, 실무자가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우선권 기한(파리조약과 PCT 조약)’에 대해 알기 쉽게 설명합니다.

서론: 국경을 넘어오는 특허들
지난 시간에는 한국 기업을 돕는 ‘국내건’을 알아봤습니다. 오늘은 반대의 경우입니다. 애플이나 구글, 화이자 같은 해외 글로벌 기업들도 한국 시장에서 기술을 보호받기 위해 한국 특허청(지식재산처로 부처의 명칭을 변경함)에 출원을 합니다.
이렇게 외국 국적의 출원인이 한국에 특허 출원을 의뢰하는 업무를 업계 용어로 ‘인커밍(Incoming)건’이라고 부릅니다. 국내건과는 업무의 포인트가 완전히 다른데요, 그 핵심 비밀을 파헤쳐 보겠습니다.
1. 인커밍 사건은 어디서 올까?
국내건은 고객이 직접 찾아오는 경우가 많지만, 인커밍은 주로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해 들어옵니다.
- 국제 행사: 지재권(IP) 컨퍼런스나 테크 전시회에서 해외 로펌이나 기업을 상대로 홍보합니다.
- 소개 및 호혜(Reciprocity): 우리가 해외에 사건을 줬던 해외 로펌이 답례로 사건을 주거나, 다른 업체의 소개를 받기도 합니다.
- 직접 연락: 해외 고객이 인터넷 검색을 통해 직접 연락해오기도 합니다.
2. 인커밍의 생명은 ‘기한 확인’ (12개월 vs 31개월)
해외 대리인으로부터 업무 지시서인 ‘오더 레터(Order Letter)’를 받으면 담당자가 가장 먼저 눈에 불을 켜고 확인해야 하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출원 기한’입니다.
인커밍 사건은 이미 해외(제1국)에 출원된 특허를 기반으로 들어오기 때문에 ‘우선권(Priority)’이 걸려있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때 어떤 경로로 들어오느냐에 따라 데드라인이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에 주의해야 합니다.
① 파리조약(Paris Convention) 루트: 1년(12개월)
해외에 최초 출원한 날(우선일)로부터 1년 이내에 한국에 출원해야 합니다.
이 기간을 지켜야만 한국에서 심사할 때, 기술의 신규성 판단 기준일을 ‘최초 해외 출원일’로 소급해 줍니다. 1년이 지나버리면 우선권 혜택을 못 받아 특허 등록이 거절될 수도 있습니다.
② PCT 조약 루트: 31개월 (한국의 경우)
실무에서는 파리조약보다 PCT를 통해 들어오는 사건이 더 많기도 합니다.
PCT 국제 출원을 한 경우, 한국에 진입할 수 있는 기한은 우선일로부터 31개월입니다. 파리조약(1년)에 비해 훨씬 시간적 여유가 있죠.
(*추가 설명을 하자면, PCT 국제출원을 할 때, 이 역시 우선권을 주장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우선권을 인정받기 위해서는 우선일로부터 1년 안에 PCT 국제출원을 해야합니다.)
[실무자의 머릿속]
“오더 레터가 왔네? 우선일을 보자. 2023년 1월 1일이구나.
어? 이건 PCT 사건이네? 그럼 한국 출원 기한은 2025년 7월(31개월 후)까지네. 아직 여유가 있군!”
만약 파리조약 건이었다면 2024년 1월 1일까지라 이미 기한이 지났겠죠? 이처럼 어떤 조약을 따르냐에 따라 기한이 천지 차이라 확인이 필수입니다.
3. 인커밍 업무, 이렇게 진행됩니다
기한을 확인했다면 이제 꼼꼼한 행정 처리가 이어집니다.
- 기본 체크: 고객의 특별 요청 사항을 확인하고, 출원인의 ‘특허고객번호’ 유무를 조회합니다. 없다면 새로 신청해서 코드를 발급받아야 합니다.
- 위임장 확보: 출원 시 위임장은 필수입니다. 해외 고객의 서명(일본은 인감)이 날인된 위임장을 받아야 합니다. (미리 받아둔 포괄위임 번호가 있다면 업무가 훨씬 빠르고 간편해집니다.)
- 수임 확인(Acknowledgement): 해외 고객에게 “사건 잘 받았고, 기한(31개월 등) 내에 안전하게 처리하겠다”는 확인 서신을 보냅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출원에 필요한 서류(예를 들면, 위임장 등)가 미비되어 있다면 해당 서류의 양식을 같이 보냅니다.
- 번역 및 출원: 외국어(영어, 일어 등)로 된 명세서를 한국어로 번역합니다. 이 번역문을 토대로 한국 특허청에 정식 출원서를 제출합니다.
- 결과 송부: 출원이 완료되면 한국어 명세서, 제출 서류 사본, 그리고 청구서를 해외 대리인에게 보내며 업무를 마칩니다.
결론: 정확성이 미덕인 인커밍
인커밍 업무는 이미 만들어진 명세서를 다루기에 창작의 고통은 국내건보다 덜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12개월인지 31개월인지 정확한 기한을 계산하고, 늦지 않게 서류를 챙기는 행정적 정확성이 무엇보다 중요한 분야입니다.
자, 이제 한국으로 들어왔으니 다시 밖으로 나가볼까요? 다음 마지막 시간에는 한국의 기술을 세계로 내보내는 ‘아웃고잉건’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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